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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부품' 납품비리 97억원 챙긴 업체들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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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기술연구원 매수해 시험성적서 조작

열차 브레이크 마찰재 납품 절차. (사진=의정부지검 고양지청 제공)

 

철도차량 제동장치의 성능시험 결과를 조작하거나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담당자를 매수해 90여억 원을 챙긴 업체들이 검찰에 적발됐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형사2부(심재천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열차 브레이크 마찰재 제조업체 대표 A(59) 씨 등 10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은 또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B(51) 씨, 업체 직원 등 10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2명을 기소유예 처분했다.

A 씨 등 5개 업체 대표는 지난 2007년부터 최근까지 한국철도공사에 규격 미달 제품 50여만 개를 납품해 97억 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책임연구원 B 씨는 지난 2010년부터 최근까지 업체들로부터 현금과 상품권 등 2360만원을 받고 허위의 시험성적서를 발급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일부 업체들은 입찰에 따른 단가 저하를 피하기 위해 서로 공모해 입찰에 참여하지 않거나 들러리를 서는 등의 수법으로 미리 정해 놓은 업체가 낙찰 받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체들은 마찰재가 한국철도공사규격(KRCS) 또는 한국철도표준규격(KRS)에서 정한 규격을 충족하지 못하자 각종 편법으로 시험 결과를 조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시험 결과는 기존에 제출한 시험성적서 파일 활용, 규격서의 시험 조건과 다르게 시험, 실제 납품하는 시료가 아닌 다른 시료를 활용, 규격 미충족 속도 구간만 반복 시험 등 수법으로 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찰재의 마찰계수는 높을 경우 제동 충격으로 인한 화물 등 손상 및 차륜·디스크 등 부품 손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너무 낮을 경우 제동거리 증가로 인한 충돌 우려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적정 마찰계수 범위를 규격화한 것이다.

납기일이 촉박하게 정해져 제품 개발을 위한 시간이 부족한 점, 경쟁 입찰 구조로 인한 낮은 단가, 계약 금액이 수억 원에 불과하고 시장 규모가 영세한 점 등으로 개발을 기피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규격 미달 마찰재는 화물열차, 무궁화호·새마을호, 일부 지하철에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는 규격 미달 마찰재를 전부 교체하고 적발 업체에 대해 계약 해지 등 제재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하지만 2007년부터 현재까지 마찰재로 인한 하자 및 사고 장애가 발생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제동거리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는 시험성적서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규격 미달 철도부품을 납품한 것을 적발한 최초 사례"라며 "수사 결과 드러난 제반 문제점을 관련 부처에 통보해 철도부품 안전 검증 과정을 투명하게 개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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