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안산서 KBS 거쳐 靑까지…분노의 유가족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KBS 보도국장의 해임' 등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밤샘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유가족들은 9일 '세월호 사망자가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적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김시곤 KBS 보도국장의 해임과 길환영 사장의 공개사과 등을 요구하며 격렬하게 항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도 '유가족들의 면담 요청을 수용하겠다'며 진화에 나서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박준우 정무수석은 이날 오전 9시 15분부터 유가족대표단 3명과 비공개로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세월호 사망자가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적다는 KBS 보도국장의 발언이 큰 파장을 낳고 있는 가운데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8일 밤 서울 여의도 KBS앞에서 보도국장의 면담을 요구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KBS와의 면담 '실패'

앞서 유가족들은 KBS를 항의방문해 면담을 시도했으나 불발됐다.

8일 저녁 8시 40분쯤 유가족 100여명은 "가만히 있는 우리를 언론이 왜 자꾸 괴롭히냐"며 분향소 제단에서 아이의 영정 사진을 빼낸 뒤 버스 5대에 올라타 KBS 본관으로 향했다.

유족들은 밤 10시 20분쯤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 도착해 보도책임자 면담과 사과 등을 요구하며 방송국 내부로 진입을 시도하면서 한때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소식을 들은 일반 시민들도 KBS 앞에 집결했고 11시 30분쯤에는 유가족 대표 8명과 변호사 6명 등 14명이 유가족들을 대표해 KBS 본관 로비로 들어가 길환영 KBS 사장과 김시곤 국장을 불러달라고 요구했다.

유가족들은 길환영 사장이 공개사과하고 그 내용 직접 보도할 것과 김시곤 보도국장을 해임하라며 면담을 요청했으나 KBS측은 새벽 2시까지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유가족들은 결국 이들의 사과를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청와대행을 결정했다.

면담에 응하지 않았던 KBS측은 9일 새벽,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조문 갔던 보도본부 간부들이 폭행·억류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KBS 측은 "임창건 보도본부장과 이준안 취재주간이 안산 세월호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는 과정에서 이준안 취재주간이 일부 유족들에게 대기실로 끌려가 폭행 당하고 5시간 가량 억류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재를 위해 나선 정창훈 경인센터장도 유족들에게 수차례 폭행당한 뒤 5시간 넘게 억류됐다. 이들은 폭행과 장시간 억류에 따른 정신적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라고 밝혔다.

또 "일부 언론이 거듭된 해명에도 불구하고 보도국장이 실제 그런 말을 한 것처럼 허위기사를 유포했고 분향소 현장에 있던 일부 언론사 기자들은 유족 편을 들며 일방적으로 KBS를 공격하는 기사를 양산했다"고 반박하며 "사실과 다른 보도에 대해 법적 대응하겠다"고 주장했다.

KBS측과 면담에 실패한 유가족들은 "여기 있으면 KBS가 원하는데로 될 수 있다"며 "청와대로 가자"며 청와대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세월호 사망자가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적다는 KBS 보도국장의 발언이 큰 파장을 낳고 있는 가운데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9일 새벽 KBS 사장의 공개사과와 보도국장 파면 요구에도 KBS가 아무런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자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경찰병력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 "청와대로 가자"…밤새 이어진 행진

새벽 3시 10분쯤 경복궁 역 인근에 도착한 유가족들은 양손에 희생된 아이들의 영정사진을 들고 침통한 표정을 지으며 청와대를 향해 이동했다.

하지만 경찰은 길목길목마다 4~5겹의 경찰 저지선을 구축해 유가족들의 청와대 진입을 원천 봉쇄했다.

유가족들은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 앉아 "박근혜 대통령님 정말 만나뵙고 싶습니다. 제발 만나주십시오"라고 간절히 호소했다.

유가족들은 이 과정에서 인양된 시신에서 발견된 휴대전화 동영상을 공개해 주변을 눈물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한 학부모는 무릎을 꿇고 "아이들을 잃어버린 우리가 죄인"이라고 오열하기도 했다.

세월호 사망자가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적다는 KBS 보도국장의 발언이 큰 파장을 낳고 있는 가운데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9일 새벽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경찰병력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 KBS, 조용한 '윗물'…반성하는 '아랫물'

이에 앞서 8일 오후 3시 40분쯤 KBS 임창건 보도본부장은 최근 KBS 김시곤 보도국장의 세월호 발언 논란을 진정시키고자 직원들과 함께 안산의 정부 합동분향소를 방문했다.

그러나 임 본부장의 사과 방문에도 유족들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유족들과 몸싸움 도중 임 본부장이 자리를 피하면서 유족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이에 유족들은 거세게 항의하며 KBS 취재진의 천막을 찾아 분향소에서 나가줄 것을 요구했으며 결국 기자와 취재진 전원 철수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김 국장은 회식 자리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라고 발언하였고, 뉴스 앵커들에게 검은 옷을 입지 말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0

0

오늘의 기자

    많이본 뉴스

      실시간 댓글

        상단으로 이동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다음 카카오채널 유튜브

        다양한 채널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제보 APP설치 PC버전

        회사소개 사업자정보 개인정보 처리방침 이용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