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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당일…'사격훈련 항행경보' 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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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지점과 해경 사격훈련 항행경보 구역. (국립해양조사원)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 지난 16일 해경의 해상사격훈련을 알리는 항행경보가 인근 해역에 발령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해상교통관제센터(VTS)가 사고 당일의 일부 교신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사고원인을 둘러싼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 해경, 침몰사고 당일 인천~제주간 항로 옆에서 사격훈련 예정

28일 국립해양조사원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9시간동안 남해안 화도서방연안에 해경의 해상사격훈련을 알리는 항행경보(제14-142호)가 발령됐다.

해양조사원의 '항행경보'에는 "화도서방연안에서 해상사격훈련이 실시될 예정이오니 항해선박 및 조업어선에게 훈련구역 접근 시 주의하도록 알려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적시돼 있다.

화도(花島)는 세월호 침몰지점인 전남 진도군 병풍도 인근해역에서 제주방향으로 약 60km 지점에 위치한 무인도로 낚시인들 사이에서는 '관탈도'라고도 불린다.

만약 세월호가 병풍도 인근해역을 지나 평균 20노트로 운항했다면 1시간 30분이면 충분히 닿을 수 있는 거리다.

특히 이 해상사격훈련 지점은 인천~제주간 항로의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해상사격훈련에 대한 항행경보는 당연히 진도VTS가 세월호 등 관제구역 내에 있는 모든 선박이나 어선들에게 사전에 알려줘야할 중요 정보다.

하지만 범정부사고대책본부가 지난 20일 공개한 16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의 진도VTS 녹취록을 살펴보면 해경의 해상사격훈련에 대한 항행경보는 전혀 등장하지 않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립해양조사원 항행경보.

 

◈ 진도VTS 교신내용 삭제 · 편집 의혹 제기

일각에서는 진도VTS가 교신 내용 일부를 삭제하거나 아예 편집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진도VTS가 사고 당시 사용한 관제채널은 FM 주파수와 동일한 VHF12번으로 비교적 깨끗하게 들리지만 실제 공개된 음성파일은 거의 '잡음수준'이어서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세월호는 사고 전날 당초 오후 6시 30분에 출항할 예정이었지만 짙은 안개로 2시간 30분 늦은 오후 9시에 출발했다.

여기에다 다음날 오전 9시부터는 제주 인근 해상에서 사격훈련까지 예정돼 있어 무리하게 속도를 낸 것이 사고의 한 원인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뿐만아니라 세월호가 인천을 떠난 뒤부터 계속 교신해온 제주VTS 또한 사고 당일 오전 8시 55분 이전의 교신내용을 아직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어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진도VTS와 제주VTS 관계자들은 "현재 검경합동수사본부의 수사가 진행중이어서 자세한 내용을 밝힐 수 없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한편 검경합동수사본부는 26일 진도VTS에 이어 제주VTS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 세월호 침몰 당시 교신내역, 항적, CCTV 녹화내용 등 관련자료를 확보하고 정밀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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