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모델 꿈꾸던 슬라바 쓸쓸히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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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등 20여명 장례식 참석, 마지막길 배웅

 

25일 오전 6시50분 안산의 한 장례식장 201호 특실. 세월호 침몰사고로 목숨을 잃은 단원고 2학년 슬라바(18)군의 위패와 영정이 영영 돌아오지 못할 먼 길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발인식에는 슬라바가 처음 한국에 왔을때 한국어를 가르쳐준 안산이주민센터 박천응 목사와 직원들, 러시아 지인, 슬라바 친구 등 20여명이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말없이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오전 7시. 슬라바의 운구가 장의차에 옮겨지고 조문객들이 고개를 숙여 묵념으로 마지막 인사를 올리는 순간 어머니 올가씨와 아버지 어모씨는 말없이 영정사진만 바라보며 속으로만 숨죽여 흐느꼈다.

슬라바를 태운 운구차는 장례식장을 출발, 10여분 거리의 단원고등학교에 도착해 2년간 정들었던 교정을 둘러본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마지막길에 올랐다.

러시아에서 태어난 슬라바(세르코프 야체슬라브 니콜라예비치)는 8년전인 9살 때 어머니 쿠추로 올가를 따라 한국에 온 다문화가정 학생이다.

평소 모델을 꿈꿔왔던 슬라바는 신장 180㎝의 다부진 체격에 수영실력도 뛰어났고, 성격이 쾌활해 중학교 친구는 물론 고등학교에서도 교우관계가 무척 좋았다고 한다.

슬라바의 친구 김모양(17)은 “슬라바가 중학교 동창인데 졸업후에는 문자로만 연락하고 많이 보지 못하고 지냈는데...”라며 “슬라바가 동생이 예쁘다며 자랑을 많이 했는데 더 이상 볼수 없다는게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슬라바 어머니의 지인 러시아 결혼이민자 마리나씨는 “러시아 사람들과 모임을 통해 슬라바 어머니와 아는 사이”라며 “갑자기 아들을 잃은 상황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 했다.

안산이주민센터 관계자는 “슬라바가 성격도 좋고 얼굴도 잘 생겨서 친구들도 많고 한국어 공부도 참 열심히 했는데 이렇게 떠나게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25일 하룻동안 안산 지역 장례식장에서는 단원고 학생 25명의 장례식을 치룬뒤 영면에 들어갔다.

안산이주민공동체는 지난 23일에 이어 오는 27일(일)오후 7시 원곡동 다문화특구내 만남의 광장에서 단원고 희생자를 위한 촛불기원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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