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공채 성우 1기로 데뷔 50주년을 맞은 원로성우 (왼쪽부터) 김옥희, 김기갑, 서계영씨. (한대욱기자/노컷뉴스)
방송의 시작과 함께 청취자와 시청자에게 희노애락을 전한 원로성우 8명이 데뷔 50년을 맞았다.
21일 오후 6시 여의도 KBS IBC홀에서는 50년 동안 한 길을 걸으며 진정한 ''엔터테이너''로 자리잡은 원로성우 8명의 지나온 노고를 치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성우 배한성씨의 사회로 진행된 축하 자리에 참석한 사회 각계 인사 300여명은 한국 방송계를 이끌어온 탄탄한 버팀목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데뷔 50년''이라는 뜻깊은 기록을 세운 이들은 지난 1954년 CBS 성우 공채 1기로 입사한 김기갑, 김옥희, 서계영씨와 KBS 성우공채 1기(서울 중앙방송 1기) 고은정, 김소원, 김수일, 박용기, 심영식, 오승룡씨 등 모두 8명.
각각 CBS 이정식 사장과 KBS 정연주 사장에게 감사패를 받은 이들은 수상대에 올라 지나온 50년을 회고했다.
CBS 성우 공채 1기로 지금도 왕성한 연기활동을 벌이는 김옥희씨는 행사장에 걸린 자신의 사진을 가리키며 "20대와 70대의 내 모습을 담은 사진이 나란히 걸린 걸 보니 세월이 무상하다"며 소감을 전했다.
김기갑씨와 서계영씨는 이구동성으로 "(사회자)배한성을 보니 옛 생각이 난다"며 "방송은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하는 존재다"고 입을 모았다.
▲데뷔 50주년을 맞은 KBS 공채 성우 1기 출신 원로성우 (왼쪽부터) 고은정, 김서원, 김수일, 박용기, 오승룡씨. (한대욱기자/노컷뉴스) |
KBS 성우 공채 1기 출신으로 라디오 드라마 ''청실 홍실''과 ''오발탄'' 등에 출연했던 오승룡씨는 지금도 교통방송의 ''세월 따라 노래 따라''를 생방송으로 진행하고 있다.
"군대 다녀온 3년을 빼고 매일 방송을 한다"는 그는 "목소리 살아있는 한 계속 방송을 할 것이다"며 식지않은 열정을 내비쳤다.
최근 KBS 1TV ''무인시대''에 출연하며 노익장을 과시한 김수일씨는 "반세기 동안 주변머리 없이 이 길을 걸었지만 목숨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한 뛰어보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특히 영화 ''별들의 고향''의 여주인공 ''경아''의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는 고은정씨는 "제 담임선생님이신 하나님께서는 숙제를 많이 내 주신다. 밀린 숙제를 하다보니 50년이 됐다"며 재치있는 소감을 전해 박수를 받았다.
축하 행사장에 원로배우 황정순, 최은희씨 찾아 한국성우협회가 주관하고 CBS와 KBS가 후원한 이번 행사에서 김종성 성우협회 이사장은 "성우란 직업은 1927년 방송탄생과 함께 시작됐다"며 "54년 성우 공채 1기 선배님들이 천재성을 발휘하지 못했다면 지금의 성우는 없었을 것이다"며 원로 성우들의 50주년을 축하했다.
한편 이날 축하 행사장에는 얼마전 MBC 영화대상에서 공로상을 수상한 원로 영화배우 황정순씨와 최은희씨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해리기자 dlgofl@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