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죄송합니다" 日자객 후손 참회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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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 시해한 일본 낭인의 외손자 건천궁 찾아 사죄

 

7일 오전 경복궁 내 건천궁에서 열린 ''명성황후의 숨결을 찾아서'' 행사에 정장 차림으로 휠체어를 탄 한 일본인 노신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고종과 명성황후의 거처이자 명성황후가 시해됐던 비극의 현장으로 지난 달 100년에 복원된 건천궁에 들어선 그의 얼굴은 회한으로 가득했다.

일본 구마모토현에 살고 있는 올해 86세의 카와노 타스미씨는 1895년 건천궁 옥호루에서 명성황후를 시해한 자객 구니토모 시게아키의 외손자로 ''명성황후를 생각하는 모임'' 회원 6명과 함께 외조부가 저지른 일을 사죄하고자 건천궁을 찾았다.



손자인 나리타 진(30)씨가 끄는 휠체어에 의지해 건천궁을 돌아본 카와노씨는 뮤지컬 ''명성황후''에서 명성황후 역을 맡은 이태원씨가 부르는 노래를 들으며 오랫동안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캬와노씨는 "죽기 전에 꼭 복원된 건천궁에 와서 용서를 빌고 싶었다."라며 "외조부를 비롯한 일본인들은 조선을 위한 일을 했다고 말했지만 그것은 거짓이었고 잘못된 일이었다."라고 흐느끼면서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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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와노씨와 함께 방한한 구마모토현 역사교육협의회 오카자키 와조 부회장은 "아무리 자주 오더라도 용서를 받을 수 없겠지만 우리의 진정한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헤아려주길 바란다."라고 말했고, 카이 토시오 ''명성황후를 생각하는 모임'' 사무국장은 손수 조각한 목제 들불탑을 한국 측 관계자들에게 선물했다.

명성황후 역의 이태원씨는 "카와노씨의 참회의 눈물을 보니 가슴이 아팠다."라며 "이를 통해 명성황후의 한이 조금이라도 풀려 양국이 진정으로 화해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문화재청과 한국관광공사, 에이콤인터내셔널이 마련한 이번 행사는 건천궁에서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동에 있는 고종과 명성황후의 묘소인 홍릉(洪陵)까지 이어졌다.

카와노씨 일행과 관계자, 시민 등 100여 명의 참배객은 ''명성황후''의 원작자 이문열씨 등이 쓰고 이태원씨가 낭독하는 추모의 시를 들으며 명성황후의 넋을 기렸다.

카와노씨 일행은 8일 일본으로 출국하며 오는 12월 국립극장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명성황후'' 관람 등을 위해 다시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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