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게임
호주 시드니의 한 청년이 지난달 미국 버지니아 공대에서 대량학살극을 벌인 조승희 사건을 토대로 한 최초의 컴퓨터 게임을 만들어 인터넷에 게시, 네티즌의 비난과 분노가 쏟아지는 등 국내외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32명의 무고한 인명을 빼앗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조승희의 총기난사 과정을 따라가는 ''버지니아공대의 광란''(V-Tech Rampage)이란 제목의 이 게임은 시드니 서부에 사는 라이언 램번(21)이 제작, 자신의 웹사이트와 한 아마추어 게임공유사이트에 올려놓았다.
17일 호주언론에 따르면 램번은 무료 다운로드가 가능한 이 게임에 비난이 쏟아지자 미화 1천불의 "기부금"을 받으면 게임공유사이트에 올린 것을 철회하고, 2천불을 주면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삭제하고, 3천불을 주면 사과할 것이라고 말해 더욱 큰 분노를 사다가 나중에 농담이었다며 물러섰다.
무직자로 알려진 램번은 문제의 게임이 조승희의 심리를 살펴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조가 쓴 희곡 등 그의 이야기에 비추어 볼 때 조는 매우 인간적이고 연약한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 자신이 조승희처럼 하이스쿨 때 왕따를 당했다면서 조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밝히면서 빅토리아 공대 참사 희생자들의 가족들이 요청해 오더라도 인터넷에 올린 게임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에서 태어났으나 어린 시절을 미국에서 보낸 후 14살 때 다시 호주로 돌아왔다는 램번은 자신이 미국에서 텍사스, 메인, 뉴저지, 뉴욕, 노스 캐롤라이나 등지를 전전하며 학교를 다닐 때 왕따를 당해 8학년(중2) 때 학교를 자퇴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에 사는 모친으로부터 생활비를 지원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한 서버업체를 통해 제공되던 그의 웹사이트는 현재 서비스가 정지됐으나 게임공유 사이트에서는 그대로 제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