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수더분한 농촌 총각이자 최연소 이장 춘삼(차승원), 부패에 맞서 행정을 펼치는 소신있는 최연소 군수 대규(유해진).
지난달 29일 개봉한 <이장과 군수="">(감독 장규성)의 주인공들이다. 충청도 한 시골마을에서 펼쳐지는 라이벌 두 친구간의 이야기를 맛깔나게 그린 코미디 영화다.
그런데 이 영화에 얽힌 재미있는 에피소드 하나. 바로 남해군수 출신인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이들 주인공의 모델이라는 사실.
김두관 전 장관이 5일 자신의 분신(?)을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았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7시30분 서울 동대문 한 영화관에서 서울지역 지지자들과 ''영화 번개''에 참석했다. 영화 속 주인공 중 최연소 군수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김 전 장관은 영화관람 내내 유쾌하게 보면서도 간혹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김 전 장관은 남해군 고현면 이어리 이장을 거쳐 7년간 남해군수를 지냈다.
이 때문에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은 ''이장과 군수'' 둘 중 어느 쪽이 김 전 장관인지 궁금해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영화 속 군수 캐릭터의 모델이 노무현 대통령이라는 설도 있다.
그 배경은 코미디 장르임에도 영화 속 곳곳에 숨어있는 정치패러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파란색으로 상징되는 정당의 나이든 후보를 꺾고 군수로 당선되는 점, 지역유지와의 결탁을 거부하고, 복지부동에 젖어있는 공무원들에게 지역발전을 위해 발상의 전환과 혁신을 요구하며 스스로 관용차를 버리고 정장 대신 점퍼 차림으로 탈권위적 군수상을 추구하는 점, 나아가 군수를 탄핵하려는 움직임 등 노 대통령의 정치 역정과 닮았다는 것.
하지만 ''리틀 노무현''이라고 불릴 만큼 노 대통령과 비슷한 정치 인생을 살아온 김 전 장관이 영화 속 인물과 더 가깝다.
특히 영화 속 대규가 어린시절 "난 대통령이 될 거야!"라고 외치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영화 포스터의 ''길고 짧은 건 붙어봐야 안다''라는 문구도 예사롭지 않다. 곧 대선 출마 선언을 앞두고 있는 김 전 장관으로서는 의미있는 영화인 것이다. 김 전 장관이 전국 투어 완주 후 첫 공식일정으로 이 영화를 관람한다는 사실에서도 이같은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김 전 장관은 지난 3일 제주 4·3항쟁기념식 참석을 마지막으로 지난 1월 11일부터 시작한 ''희망대장정''을 모두 마쳤다. 김 전 장관은 이제 정책 중심의 희망대장정을 펼칠 것이라며, 본격적인 대선 출마 행보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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