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렌조 오일'', 실제로는 효과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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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07-21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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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조를 안아주는 아버지 아우구스토

 


영화 ''''로렌조 오일''''에서 불치병을 앓고 있는 로렌조를 구한 것으로 묘사된 기름이 사실은 일단 병이 발병한 사람에게는 전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21일 BBC방송 인터넷판에 따르면 수전 서랜던과 닉 놀테주연의 영화 ''''로렌조 오일''''에서 로렌조라는 어린이가 앓고 있던 희귀병인 아드레놀레우코디스트로피(ALD)라는 유전병을 부모의 눈물어린 노력으로 이겨나간다는 내용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 이 기름을 처방하는 의사는 아무도 없다.

주인공이던 로렌조 오도네는 아직 워싱턴에 살고 있고 25살이 됐지만 현재 상태는 말도 하지 못하고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 채 18년 전병이 처음 발병했을 때와 다를 바가 없다.

로렌조의 아버지 아우구스토는 ''''이 질병이 뇌세포를 파괴해 고작 5년정도밖에 살 수 없다''''는 의사들의 진단도 무시한 채 스스로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 병의 원인이 몸에 해로운 지방산이 쌓여 생긴다는 것을 알아냈고 이 지방산을 없애는 기름을 쓰기로 한 것이다.

이 기름을 써 로렌조의 증상이 더 이상 악화되지는 않았고 아우구스토와 아내인 미카엘라는 일약 세계적인 명사가 됐다.

그 뒤 의사들은 ALD에 걸린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이 기름을 처방했지만 로렌조처럼 목숨을 건진 경우는 없었다.

이 기름을 처음 쓴 휴고 모저박사는 ''''이 질병이 X염색체를 통해 전염돼 남자아이들이 주로 희생되고 여자아이들은 유전자는 보유하지만 자기는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영화를 보고 기름을 쓴 영국인 가족 스태포드의 경우 로렌조같은 행운이 따라온 것은 아니었다.

스태포드는 ALD증상이 이미 나타난 배리와 아직 증상은 보이지 않고 있던 동생 글렌이란 두 아들이 있었다. 이들은 배리와 글렌에게 이 기름을 모두 썼지만 배리는 결국 숨지고 말았다.

스태포드는 ''''로렌조 오일이 좋은 영화이긴 하지만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현재 이 기름으로 ALD를 치료하려는 의사는 이제 거의 없다.

하지만 모저박사는 ''''이 기름이 분명히 ALD를 예방하는 효과는 있다''''며 ''''아직 증상이 보이지 않는 어린이들에게 이 기름을 투여했고 지난 10년간 치료한 12o명 가운데 83명은 모두 무사하다''''고 주장했다.

글렌 역시 현재 21살로 건강에 아무 문제가 없는 청년으로 자랐다. 하지만, 이 유전자결함은 보통 가족 가운데 누가 가지고 있을 때 자녀나 형제도 같은 증상을 보일 확률이 50%여서 글렌은 보균자가 아닐 수 도 있다.

한편, 로렌조의 아버지 아우구스토는 일단 병으로 인해 손상된 신경조직을 다시 회복시키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어 영화 속에서 보여준 부정이 실제로도 대단하다는 것을 실감나게 하고 있다.

노컷뉴스 이서규기자 wangsob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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