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악성댓글의 현주소…내용, 상대, 시기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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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댓글이 판치는 대한민국①]
대한민국은 세계적 인터넷 강국이다. 하지만 성별과 종교, 장애, 지역 등을 차별하거나 편견을 조장하는 무분별한 댓글로 인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노컷뉴스는 ‘악성댓글의 폐해와 대안’이라는 주제로 총 5회에 걸쳐 악성댓글에 대한 문제점을 집중 진단하고 해결 방안이 없는지 고민해 본다.[편집자 주]

◎ 글 싣는 순서
1. 대한민국 악성댓글의 현주소
2. 고소?' 잡기도 때리기도 힘든 악성 댓글
3. 무조건 자율규제? ... 정부의 악성댓글 떠넘기기
4. 악성댓글, 해외 법률과 포털사이트 댓글 정책 살펴보니
5. 받는 사람, 읽는 사람, 다는 사람 모두가 행복해지는 선(善)플


◈ 웹툰 작가, 악성 댓글에 연재 중단

지난 2006년, 정대삼 만화가는 < 3GO > 란 제목의 웹툰을 연재하고 있었다.

당시 아버지의 수술과 어머니 가게 화재로 집안형편이 어려워진 정씨는 약 2주간 웹툰을 중지하기로 결정했다.

약 2주 뒤 돌아온 정대삼 만화가는 그의 블로그에 달린 악성 댓글들을 보고 큰 충격에 빠졌다.

‘작가님 아버님이 빨리 돌아가시면 좋겠네요. 그래야 작가님 웹툰을 빨리 볼 수 있으니까요.’ , ‘ 아버지 돌아가신 게 큰 대수입니까? 프로답게 웹툰을 계속 연재하세요’ 라는 내용의 댓글들이 블로그를 메꿨다.

어처구니 없는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하하.. 글쓴 사람들 사람이 맞습니까. 눈물이 아니라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오히려 웃음이 나네요.. 뭐, 사람이 적은 글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넘어가구요.. 하지만 이젠 그냥 넘어가기도 힘들정도로 지쳤네요.” 라고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결국, 정대삼 작가는 자신의 블로그를 폐쇄하였고, 웹툰 < 3GO > 의 연재를 중단했다.

사람들이 툭툭 내뱉은 악성댓글들이 한 사람의 직업을, 꿈을, 그리고 그 사람의 만화를 보던 독자들을 모두 짓밟은 사건이었다.

◈ 물고기 기사 댓글란에 지역갈등 악성댓글 폭발…한국 사회 편견 심각해

2013년 7월 16일, 인터넷에 한 물고기 관련 기사가 올라왔다.

전남 여수에서 잡혔던 희귀 물고기가 바다 깊숙한 곳에 서식하는 심해어이고, 그 이름은 ‘홍투라치’로 판명났다는 것이 기사의 내용이다.

이 기사는 한 포탈사이트의 ‘가장 많은 댓글이 달린 기사’ 에 순위권에 올라가고, 댓글은 무려 3553 개에 달했다. (7월 25일 오전 10시56분 기준)

인터넷에 올라온 한 물고기 관련 기사
이 기사의 댓글들을 분석해보았다.

악성댓글로 판단하는 기준은 ‘ 무엇인가를 단순 비방할 목적’ 이라는 큰 틀 아래에 첫 째로 특정지역 비하 단어 포함여부, 둘 째로 관련 인사 비하 발언 여부, 세 번째로 욕설 포함 여부로 두었다.


그 중 악성댓글 수는 3024개로 전체의 약 85%를 차지했다. 악성댓글에서 주로 쓰인 단어들은 홍어, 슨상님, 쩔뚝이, 과메기, 전라도, 호남, 일베충 등 지역비하 단어들이 대부분이었다.

정상댓글은 533개로 전체의 약 15%를 차지했다. 정상댓글은 주로 물고기에 대한 댓글과, ‘도대체 왜그러냐, 그만들 좀 해라’ 와 같은 댓글들로 이루어졌다. 댓글 중 기사와 가장 밀접한 여수 물고기에 관한 댓글은 129개로 전체의 약 3%를 차지했다.


이 기사를 본 다수의 네티즌들은 이미 물고기가 아닌 다른 것을 떠올리고 있었다.

" ‘여수 괴물고기 출현, 홍투라치로 판명’ 이란 기사 제목을 보고 정말 물고기가 궁금해서 들어온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 제목부터가 전라도랑 경상도 싸움 붙이게 생겼다" 란 내용의 댓글은 우리 사회에서 특정지역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악성댓글 중 그 정도가 심한 것들은 ‘노무현 대통령 부관참시 해야한다’ ‘홍투라치가 마치 생긴게 김대중 대통령 같다. ‘쩔뚝어’ 로이름을 바꿔야 한다’ 등 고인에 대한 무분별한 비방도 있었다.

또한, 몇몇의 동일인물이 계속해서 댓글을 남기며 특정 지역 간 갈등을 조장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하였다.

texb****
'오늘 나의 네xx 댓글 20개는 여기에 올인했다. 왜냐고? 그냥 홍어가 싫으니깐.'

결국 물고기 관련 기사의 댓글란은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사람들과 거기에 맞대응 하는 사람들의 ‘싸움터’로 변질되고 말았다.

여기에 몇몇 네티즌들은 지역갈등을 조장하는 악성댓글에 우려를 표명했다.

hila****
'이젠 하다하다 물고기 기사에까지 지역갈등이냐 정말 지겹다.'


물고기 관련 기사에서까지 기사 내용과 전혀 관계없는 내용으로 서로를 헐뜯고 비방하는 일부, 아니 다수의 네티즌들은 그야말로 ‘전문 악플러 ’의 모습이었다.

◈열등감, 불안감, 자아분화의 미숙 …. 그들의 심리

이나미 심리분석 연구원 소장은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역갈등을 조장하는 사람들의 특성을 분석했다. 이 소장은 "지역갈등을 조장하는 이들은 자아분화의 미숙으로 지역, 집단 등과 개인을 구분하지 못하는 특성을 보이며, 자신의 열등감과 불안감을 특정 지역에 투사하여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강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 소장은 악성댓글을 남기는 사람들은 실생활에서 사회성이 떨어지는 사회 부적응자들일 가능성이 높으며, 악성댓글은 그들의 유일한 표현수단이자 자존심 회복 수단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들은 악성댓글을 통해 일시적으로 자신의 힘을 확인하는 것 같은, 마치 자신의 지위가 향상된 듯한 ‘착각’ 속에 산다고 덧붙였다.

사이버 세계에선 그 누구보다 잔인하고, 냉혹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장 나약하고 열등한 존재가 바로 악플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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