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창과 방패, 김기춘 vs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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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03-1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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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검찰경력 ''''盧 꼭 끌어내릴 것''''vs 왕수석 ''''盧 꼭 살려낸다''''

문재인(좌) 김기춘(우)

 


문재인과 김기춘, 김기춘과 문재인..


두 사람은 참으로 살아온 인생이 판이하다.

김기춘: 1939년생 경남 거제출신, 경남고, 서울법대, 12회 사법고시 합격, 대통령 법률비서관, 대구지.고검장, 검찰총장, 법무장관, 한국야구위원회 총재,15대,16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인권위원장, 법사위원장. 국회 수첩에 나온 그의 약력이다.그리고 노무현대통령 탄핵심판 소추위원 검사.

문재인: 1953년생 거제 출신, 경남고, 경희대 22회 사법시험 합격, 변호사 개업(부산) 법무법인부산 대표변호사, 부산해양대 해사법학과 강사, 한겨레신문 창간위원,부산 YMCA 이사, 부산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 부산.경남민변 대표,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 노무현 탄핵심판 사건 변호인.

경남 거제 출신에다 경남고, 사시 합격, 청와대 근무 경력에서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사시 합격 후 검찰총장과 법무장관이라는 최정점에 섰던 김기춘의원과 부산의 재야 변호사로 노동자, 운동권 학생들을 변호해 온 문재인 전 수석은 전혀 다른 길을 걸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두 사람이 노무현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한명은 ''검사''로, 한명은 ''대통령 변호사''로 창과 방패의 입장에서 맞서게 됐다.

''왕수석''그만두고 해외여행중 한달음에 盧곁으로

지난달 12일 사표를 제출하고 청와대를 떠났던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왕수석'' 퇴임 한 달여 만에 노무현 대통령 곁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것도 헌정사창 초유의 탄핵사태를 맞아 부인과 함께 떠났던 해외 여행지에서 한달음에 달려왔다. 문 전 수석은 지난달 28일 네팔로 여행을 떠나 태국 방콕에서 머물다 ''노 대통령 탄핵 소추안 가결''뉴스를 들었다고 한다.

당초 티베트까지 여행하며 총선이 끝날 때까지 돌아오지 않겠다던 그가 돌아온 것은 어려움에 처한 노 대통령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에서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컴백했다는 것이다.

귀국 후 13일 저녁 청와대에서 문 전 수석은 노 대통령을 만난 뒤 변호인단 구성을 주도할 이른바 ''간사 변호인''을 맡기로 했다고 한다.

최도술, 안희정, 이광재, 염동연, 여택수, 양길승, 강금원 등 소위 자신과 오랜 기간 함께 했던 측근들이 구속되거나 비리 혐의 등으로 떠난 상황에서 탄핵이라는 엄청난 메가톤급 폭풍앞에 홀로선 노 대통령도 문재인 전 수석의 복귀로 천군만마를 얻게 된 셈이다.

문재인 변호사는 우선 탄핵소추안이 적시하고 있는 세가지 이유가 ''대통령의 직무상 위법 행위''라는 법적 탄핵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 변론 초점을 탄핵 사유의 부상을 비판하고 헌법 가치를 수호하는데 맞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문 전 수석측은 과거 군사정권이 권위주의 정권 시절 지금의 야당총재였던 전직 대통령들의 범법행위에 대해 한나라당이 침묵을 지켰던 점과 검사역인 소추위원 김기춘 국회 법사위원장의 ''초원복집 사건'' (92.12월 14대 대통령선거시 김기춘 전 법무장관과 부산지역기관장들의 비밀회동서 "우리가 남이가? 이번에 안되면 영도다리에 빠져죽자!"고 언급한 사실이 도청에 의해 드러남) 전력을 들춰내며 탄핵 소추 주체의 자격문제 등을 포함한 정치적 공세를 펴자는 의견도 제기돼 주목된다.

김기춘, 30년 검사경력, 현직대통령 소추까지 맡아

반면 국회 법사위원장을 맡고 있어 관련법에 따라 자동적으로 탄핵소추위원이 된 김기춘 위원장은 지난 30여년간의 검사경력을 바탕으로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의 불가피성을 역설하고 법리적 타당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첨예한 쟁점이 되고 있는 선거법위반과 관련, 김 위원장은 선관위에서 이미 노대통령이 선거법 9조 공무원의 선거중립 준수 규정을 위반했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어 위법을 증명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비록 선관위가 노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법위반''이라는 표현을 명시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선관위가 기자회견을 통해 선관위원들의 6대2 표결 결과를 밝히며 ''법위반''을 명시적으로 밝혔다는 점에서 위법임에 틀림없다는 것이다.

다만 법위반의 경중에 대한 판단이 다소 부담스런 대목이다. 노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결정이 나더라도 탄핵에 이를 정도인가를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위원장은 "대통령의 임기가 헌법에 규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총선과 연계학겠다는 것은 국민을 겁나게 한 것으로 법위반 정도가 중하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헌법재판소법에 소추위원은 피청구인을 신문)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면서 "신문할 필요가 있으면 신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소속인 김 위원장은 이처럼 노 대통령을 직접 신문할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하고 "그러나 지금 구체적으로 말할 단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탄핵 찬성의원 193명을 대리해 나선 김기춘 위원장과 노무현 대통령을 대신해 나선 문재인 변호사의 대결은 탄핵정국 속에서 온 국민의 관심속에 치열한 법리논쟁을 예고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오는 18일 목요일 재판관 전원 회의인 평의''를 열 예정인데 두 사람의 맞대결은 이달말 쯤 처음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CBS노컷뉴스 민경중기자 min88@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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